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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을 좋아하세요?

by 키보더입니다 2025. 2. 22.

만년필은 단순한 필기구가 아니라, 역사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예술품 같은 도구입니다. 오늘은 한때 실용성 때문에 볼펜에 밀려났지만, 여전히 가치 있는 필기구로 남아 있으며, 아날로그 감성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만년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만년필을 좋아하세요?
만년필을 좋아하세요?

 

만년필의 역사

(1) 초기 필기 도구와 만년필의 등장
• 필기는 갈대펜(리드펜)깃펜(퀼펜)으로 시작되었다.
• 깃펜은 잉크를 찍어 써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고, 이를 개선하려는 시도로 만년필이 개발되었다.

 

(2) 10세기 이집트 – 만년필의 원형?
• 10세기경, 이집트의 칼리프(이슬람 지도자) 알 무이즈(Al-Mu’izz)가 “손에 잉크가 묻지 않는 펜”을 원했다.
• 이에 장인들이 내부에 잉크 저장 기능이 있는 필기구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 하지만 현대적인 만년필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3) 19세기 – 현대 만년필의 탄생
• 1809년 영국의 프레더릭 폴셔(Frederick Fölsch)가 만년필 특허를 냈지만 대중화되지는 못했다.
• 1884년 미국의 루이스 에드슨 워터맨(Lewis Edson Waterman)이 대량 생산이 가능한 만년필을 개발했다.
• 워터맨은 잉크 흐름을 조절하는 ‘모세관 원리’를 적용해, 필기 중 잉크가 끊기거나 새는 문제를 해결했다.

 

(4) 20세기 – 만년필의 전성기
• 1920~1950년대: 파커(Parker), 몽블랑(Montblanc), 셰퍼(Sheaffer) 등의 브랜드가 고급 만년필을 출시하며 명성을 얻었다.
• 볼펜과 만년필의 경쟁: 1940년대 볼펜이 등장하며 만년필의 인기가 감소했지만, 여전히 고급 필기구 시장에서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만년필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

(1) 워터맨과 ‘잉크 얼룩’ 사건
운명의 서명, 그리고 잉크 한 방울이 만든 혁신”

1883년, 뉴욕에서 한 보험 중개인이 중요한 계약을 성사시키려 했다. 그는 고객과 계약서에 서명을 하려 했는데, 당시 사용하던 깃펜이 갑자기 잉크를 뚝뚝 흘려 서류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다. 계약서는 잉크 얼룩 때문에 무효가 되었고, 고객은 다른 보험사와 계약을 체결해버렸다.

이 중개인이 바로 루이스 에드슨 워터맨(Lewis Edson Waterman)이었다. 이 사건에 충격을 받은 그는 잉크가 새지 않는 필기구를 개발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모세관 현상(Capillary Action)을 이용해 잉크 흐름을 조절하는 시스템을 개발했고, 1884년 마침내 첫 번째 현대식 만년필을 특허 등록했다.

그가 만든 만년필은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워터맨(Waterman)” 브랜드로 자리 잡으며, 현대 만년필의 기초를 마련했다.

 

(2) 파커 만년필과 CIA

“2차 세계대전의 종결을 기록한 만년필”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과 프랭클린 D. 루즈벨트(Franklin D. Roosevelt)는 2차 세계대전 동안 여러 차례 서신을 주고받으며 연합군의 전략을 논의했다. 당시 이들이 사용한 필기구는 파커(Parker) 만년필이었다.

특히 루즈벨트는 공식 문서 서명 시마다 여러 개의 만년필을 사용했는데, 이유는 각각의 펜을 전쟁 영웅들에게 기념품으로 나누어 주기 위해서였다.
• 1945년 독일의 항복 문서(2차 세계대전 종전)는 파커 만년필로 서명되었다.
• 같은 해 일본이 항복을 선언하며 서명한 도쿄만 미주리호에서의 문서는 몽블랑 만년필이 사용되었다.

지금도 파커와 몽블랑은 ‘역사를 기록한 펜’으로 불리며,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3)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 만년필’ – 서명의 힘

“한 자루의 만년필로 평화를 기록하다”

마하트마 간디(Mahatma Gandhi)는 인도의 독립 운동을 이끌었던 인물로, 평소 간소한 생활을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한 번은 영국 정부와의 중요한 협상을 앞두고, 영국 관료들이 간디에게 고급 만년필을 선물했다고 한다.

하지만 간디는 이 만년필을 받지 않고, 자신이 늘 사용하던 단순한 만년필로 역사적인 서명을 했다. 그는 “서명하는 도구가 아니라, 서명하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철학을 강조했다.

현재 간디가 사용했던 만년필은 인도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으며, 그가 남긴 문서들과 함께 역사적인 가치가 높이 평가되고 있다.

 

(4) 몽블랑과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 – 만년필 속 폭탄?

“히틀러를 노린 특별한 만년필”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를 암살하려는 여러 계획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만년필 속에 폭발 장치를 숨기는 작전이었다.
• 1944년, 독일 장교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Claus von Stauffenberg)는 ‘발키리 작전’을 통해 히틀러를 제거하려 했고, 실제로 폭탄을 설치해 히틀러가 있는 회의실에서 폭발을 일으켰다.
• 하지만 히틀러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 이후 다른 저항군은 특수 개조된 만년필 속에 작은 폭탄을 숨기는 암살 계획을 세웠다.
• 이 계획은 실행되지는 못했지만, 이후 스파이 필기구(무기화된 만년필)의 개발에 영향을 주었다.

이후 냉전 시대 동안 CIA와 KGB 같은 정보기관들은 실제로 독침이나 마이크로필름을 숨긴 특수 만년필을 개발하기도 했다.

 

(5) 만년필로 적은 가장 비싼 서명 – 비스콘티와 교황의 편지

“한 자루의 펜으로 10억 원의 가치가 생기다”

이탈리아의 명품 만년필 브랜드 비스콘티(Visconti)는 특별한 한정판 만년필을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7년, 교황 베네딕토 16세(Benedict XVI)는 특별한 교황 칙서를 작성하면서 비스콘티 만년필로 서명했다.
• 이 서명이 담긴 문서는 경매에서 약 10억 원 이상의 가치로 평가되었고, 필기구 역사에서도 가장 비싼 서명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 이후 바티칸은 만년필을 활용한 공식 문서 작성 전통을 유지하며, 공식 행사에서는 고급 만년필을 사용한다.

 

(6) 에디슨과 만년필 – 불만 많았던 천재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이 가장 싫어했던 필기구”

전구를 발명한 것으로 유명한 토마스 에디슨(Thomas Edison)은 만년필을 굉장히 싫어한 사람 중 하나였다.
• 그는 발명을 기록할 때 잉크가 번지는 걸 싫어해 연필을 선호했다.
• 실제로 그의 노트에는 연필로 적힌 기록이 대부분이었다.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연구소에서는 잉크를 더 잘 흡수하는 필기용 종이를 개발하기도 했다.

즉, 에디슨은 만년필을 싫어했지만, 결과적으로 만년필 사용자들을 위한 종이를 발명하는 데 도움을 준 셈이었다.

 

(7) 우주에서도 만년필이 사용될까?
• 보통 우주에서는 중력이 없어 잉크가 아래로 흐르지 않기 때문에, 일반 만년필은 사용할 수 없다.
• 하지만 피셔 스페이스 펜(Fisher Space Pen)처럼 우주에서 사용 가능한 특수 볼펜이 개발되기 전에는, 우주인들이 연필이나 특정한 유체 역학을 활용한 만년필을 실험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8) 유명인의 만년필 애호
• 윈스턴 처칠: 파커 만년필을 즐겨 사용하며 중요한 연설문을 작성했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몽블랑 만년필을 사용해 소설을 썼다고 전해진다.
• 존 F. 케네디: 서명할 때 ‘파커 51’을 애용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만년필

오로라 디아만테(Aurora Diamante)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만년필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만년필은 30캐럿의 다이아몬드와 2,000개 이상의 장식용 다이아몬드로 장식되어 있으며, 가격은 약 147만 달러(한화 약 18억 원)에 달합니다. 이제까지 판매된 수량은 단 한 개로, 매우 희귀한 제품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만년필

반면,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우수한 만년필도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플래티넘 프레피(Platinum Preppy) 만년필은 플라스틱 바디와 스테인리스스틸 펜촉으로 제작되었으며, 가격은 약 2,280원부터 시작합니다. 또한, 파이롯트 카쿠노(Pilot Kakuno) 만년필은 약 8,800원부터 구매할 수 있습니다.